국내 주요 기업 10곳 중 6곳…“내년 투자 계획 없거나 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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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또또링2 작성일25-12-10 18:20 조회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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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인협회는 매출액 기준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6년 투자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59.1%가 내년도 투자 계획을 아직 수립하지 못했거나 투자 계획이 없다고 응답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조사에 응답한 기업은 110곳이다.
조사 결과, 투자 계획을 아직 세우지 않은 기업은 전체의 43.6%였다. 투자 계획을 세운 기업은 40.9%, 투자 계획이 없는 기업은 15.5%로 나타났다.
투자 계획 미수립 기업은 조직 개편·인사 이동(37.5%), 대내외 리스크 영향 파악 우선(25.0%), 내년 국내외 경제 전망 불투명(18.8%) 등을 사유로 꼽았다.
투자 계획을 세운 기업 중 ‘투자 규모 확대’는 13.3%에 불과했다. 반면 규모 유지는 53.4%, 규모 축소는 33.3%였다. 투자를 축소하거나 계획이 없다고 응답한 기업 32곳은 국내외 부정적 경제 전망(26.9%), 외환·원자재 가격 상승 위험(19.4%), 내수 시장 위축(17.2%), 미국발 불확실성(12.9%)을 이유로 들었다.
AI 전환(AX) 등 AI 도입이 속속 이어지고 있지만, 응답 기업의 63.6%는 AI 관련 투자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AI 투자 계획을 세웠거나 검토하는 기업은 전체의 36.4%로, 이들은 AI 투자 목적으로 생산·운영 효율화(55.1%)를 가장 많이 꼽았다. 경영 의사결정 고도화(15.3%), 제품·서비스 혁신(12.7%), 고객 경험 강화(9.3%) 등이 뒤를 이었다.
기업들은 내년 투자 리스크로 ‘관세 등 보호무역 확산과 공급망 불안 심화’(23.7%)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주요국 경기 둔화(22.5%), 고환율(15.2%), 민간부채와 금융시장 불안(9.1%), 에너지·원자재 가격 상승(9.1%) 등의 순이었다.
‘인공지능(AI) 거품론’이 세계 주식시장을 쥐락펴락하고 있습니다. AI 거품론이 처음 나온 미국은 물론, 한국 증시도 논쟁의 흐름에 따라 출렁이죠. 기업 총수들은 ‘거품이라고 볼 수 없다’며 반박하고요. 반도체 수출에 크게 의지하는 한국으로서는 남 일처럼 볼 수 없는 논쟁입니다.
이와 관련해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인 투자가 마이클 버리가 AI 거품론을 강하게 주장해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는 2008년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예상하고 역이용해 떼돈을 번 인물입니다. 그는 왜 AI를 거품이라고 판단했을까요? AI 거품론은 어디까지 믿을 만할까요?
버리 주장의 핵심은 ‘미국 AI 관련 기업들이 설비 투자를 위험할 정도로 늘리고 있다’는 겁니다. 설비 투자를 늘리는 이유는 더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확신 때문인데요. 버리는 이런 상황이 1999~2000년 ‘닷컴 버블 사태(인터넷 관련 투자 붐이 순식간에 무너져 주가가 폭락한 일)’ 때와 비슷하다고 말합니다.
버리는 시장의 광적인 기대감도 닷컴 버블 때와 유사하다고 봅니다. 주가 상승 속도가 설비 투자 집행 속도를 앞지르는 지금의 상황이 그때와 닮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AI에 기업의 설비 투자와 투자자들의 자본 투자가 잔뜩 몰렸는데, 뚜껑을 열어 보니 생각보다 별 게 없었다면 어떨까요? 당연히 주가가 폭락할 겁니다. 닷컴 버블 당시 시가총액 1위에 올랐던 정보기술(IT) 기업 시스코는 과도한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해 주가가 무려 80%나 폭락했죠.
버리는 ‘AI 기업들이 성과를 낼 것’이라는 확신에도 의문을 던집니다. 그는 엔비디아와 테슬라, 팔란티어의 주가가 실제 가치보다 부풀려져 있다고 지적합니다. 엔비디아의 경우를 보면, 엔비디아로부터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사 간 기업들이 GPU의 가치 하락을 장부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기업들이 그렇게 만들어낸 ‘장부상 이익’으로 다시 GPU를 사는 등의 비정상적인 거래가 유지되고 있다는 게 그의 주장입니다.
버리는 세 기업이 주가를 석연치 않은 방식으로 끌어올리고 있다고도 말합니다. 회사가 자신의 주식을 사는 ‘자사주 매입’은 보통 주가가 저평가됐을 때 주주가치(주주의 이익)를 끌어올리기 위해 이뤄집니다. 그런데 엔비디아는 주가가 최고점을 찍을 때 500억달러(약 74조원)의 자사주를 매입했습니다. 버리는 이런 매입은 주주를 위한 게 아니라 회삿돈으로 주가를 방어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봤습니다.
버리는 테슬라가 임원들에게 현금 대신 주식을 주면서, 이를 회계에 ‘비용’으로 처리하지 않음으로써 주식 고평가를 유지한다고도 주장합니다. 팔란티어도 이런 주식기반보상 비중이 높다고 지적하고요.
AI 거품론에 대한 반론도 많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AI 논쟁의 핵심은 막대한 지출이 큰 이익으로 이어질지 여부인데, 시장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당연하게 ‘예’라고 여기던 것에서 조금 더 신중한 태도로 전환하는 과정에 있다”며 “(시장이) ‘아니요’라고 결론지었다는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거품이 꺼지지는 않았다”고 했습니다.
거품이 사실이라 해도, 거품 붕괴가 ‘발전을 위한 조정’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이른바 ‘좋은 거품론’입니다. 닷컴 버블 사태에서 살아남은 마이크로소프트·애플·엔비디아 등이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해 여러 혁신을 이룬 것처럼요.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관련 기업 총수들도 AI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봅니다.
하지만 AI 거품론을 마냥 무시하기도 찝찝합니다. 이미 세계 경제 전체가 AI 시장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이죠. 미국의 경우 올해 상반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1.6%)의 최대 절반(0.8%) 정도가 AI 투자에 의해 끌어올려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기업들이 AI에 투자해 관련 주가가 올랐고, 주식을 가진 시민들의 자산이 늘어나니 소비도 증가했습니다. 미국 가계 자산의 70% 이상은 주식 등 금융자산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AI가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크게 휘청일 수도 있습니다.
AI 기업들의 ‘순환 거래’도 거품이 붕괴하면 충격을 키울 요소입니다. 순환 거래란 ‘A→B→C→A’처럼 고리를 이루는 거래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엔비디아가 오픈AI에 투자하면, 오픈AI는 오라클과 클라우드 공급 계약을 맺고, 오라클은 데이터센터를 구동시키기 위해 엔비디아의 칩을 사들이는 식이죠. 고리 중 한 단계만 무너져도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반도체 수출 의존도가 높고 ‘AI 3대 강국 도약’을 국정과제로 삼은 한국에게 AI 거품론은 절대 남의 일이 아닙니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시장은 AI 거품이 무너져도 나름의 활로를 찾아갈 수 있겠지만, 시민들의 삶을 책임져야 할 정부는 다른 관점을 가져야 하니까요. 일자리 충격, 사회·경제적 혼란을 막을 방법이 필요합니다.
김병권 녹색전환연구소 소장은 경향신문 칼럼에서 “‘좋은 거품론’의 낙관적 기대와 달리 거품 붕괴로 인한 사회경제적 충격은 거시경제의 침체는 물론, 특히 사회적 약자에게 더 큰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며 “시장과 공공정책에서 과도한 AI 거품에 기대고 있는지 냉정하게 평가해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시장에는 언제든 거품이 낄 수 있습니다. 그 거품으로부터 평범한 이들의 삶을 지키는 건 정부의 책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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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까운 미래 화성. 이곳에는 사람이 장기 거주할 수 있는 탐사 기지가 마련돼 있다. 컴퓨터와 분석 장비는 물론 우주비행사를 위한 개인 공간까지 갖춰졌다. 기지 안에서는 두꺼운 우주복이 아닌 얇은 평상복을 입은 채 숨 쉬고, 연구하고, 식사하고, 잘 수 있다.
그런데 이 기지에는 문제가 있다. 내구성이 낮다는 점이다. 어느 날 기지 ‘에어 로크’(바깥 기압과 기지 내부 기압을 맞추는 좁은 방)에서 갑작스러운 폭발이 일어난다. 이 때문에 기지 외벽 일부가 크게 부서진다. 2015년 개봉한 미국 공상과학(SF) 영화 <마션> 줄거리 일부다.
기지에서 홀로 생활하던 미국 우주비행사 마크 와트니(맷 데이먼 분)는 기지 외벽이 뚫렸는데도 불구하고 악전고투 끝에 지구로 귀환한다. <마션>은 해피엔딩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앞으로 수십 년 안에 만들어질 현실 속 화성 기지에서 이런 외벽 파손이 일어난다면 상황은 절망적으로 흘러갈 공산이 크다.
평균 영하 63도의 차디찬 표면 온도와 사실상 제로인 산소 농도, 그리고 지구보다 훨씬 강력한 방사선을 고려하면 외벽 파괴는 기지에 머물던 우주비행사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파손을 막기 위한 가장 좋은 기지 건설용 재료는 뭐니 뭐니 해도 시멘트다. 굳혀 놓으면 돌처럼 단단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로켓에 무거운 시멘트 포대를 적재해 화성으로 나르는 일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운송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서다.
그런데 과학계에서 문제를 해결할 아이디어가 나왔다. 지구에서 시멘트를 가져가지 않았는데 시멘트를 가져간 것 같은 효과를 내는 ‘희한한 기술’이 등장한 것이다.
이탈리아 밀라노공대 연구진은 지난주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마이크로바이올로지’를 통해 독특한 아이디어의 실체를 공개했다.
연구진이 시선을 고정한 곳은 ‘땅’이다. 화성 대지를 이루는 토양에는 놀랍게도 시멘트를 만들 만한 성분이 꽤 많이 널려 있다. 실리카와 알루미나, 산화철, 산화마그네슘 등 지구에서 쓰는 시멘트와 유사한 성분이 화성 토양에 다량 섞여 있는 것이다.
그런데 결정적인 문제가 있다. 시멘트에서 가장 중요한 성분인 ‘산화칼슘’이 화성 토양에는 크게 부족하다. 지구 시멘트에서 산화칼슘 비율은 60~67%에 달하는데, 화성 토양에는 6~7%밖에 안 된다.
산화칼슘은 시멘트를 단단히 굳히는 역할을 한다. 산화칼슘이 부족한 시멘트는 제대로 된 시멘트가 아니라는 뜻이다. 비유하자면 김장을 하려고 마늘과 생강·젓갈·고춧가루 같은 양념을 잔뜩 준비했는데, 정작 주재료인 배추가 턱없이 모자란 상황이다. 제대로 된 김장을 하고 싶다면 배추를 더 많이 사야 한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화성에 없는 산화칼슘을 구하는 유일한 방법은 지구에서 공수하는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산화칼슘은 1400도 고온으로 석회석을 구워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공장이 없는 화성에서는 생산할 수 없는 재료다.
하지만 그렇다고 산화칼슘을 정말 지구에서 실어 나를 수는 없다. 운송비가 너무 많이 들어서다. 세계 최저 비용으로 우주에서 화물을 운송할 수 있는 미국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X조차 화성에 1㎏짜리 물체를 옮기는 데 10만달러(약 1억4700만원)가 들 것으로 본다. 시멘트 한 포대(40㎏)를 수송하는 데에도 60억원 가까이 든다는 얘기다.
연구진은 해법을 지구에서 특정 미생물을 챙겨 화성으로 가져가는 것에서 찾았다. 미생물 이름은 ‘스포로사르시나 파스퇴리’다. 난해한 이름을 가진 이 미생물은 탄산 성분을 만든다. 생성된 탄산에 화성 토양 속 칼슘을 섞어 ‘탄산칼슘’을 만드는 것이 해법의 핵심이다.
결과적으로 탄산칼슘으로 시멘트의 주성분인 산화칼슘을 대체하는 것이다. 탄산칼슘은 산호 골격 성분이기도 하다. 화성에 이왕 존재하는 토양에 지구에서 가져간 미생물을 접촉해 ‘메이드 인 마스’ 딱지가 붙은 시멘트를 만들 방안을 고안한 셈이다.
다만 이번 연구로 인해 당장 화성에 시멘트 건물을 올릴 수 있게 된 것은 아니다. 지구보다 훨씬 강한 방사선이 내리꽂히는 화성 지표면에서 스포로사르시나 파스퇴리가 멀쩡하게 살아남을지 아직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알려면 화성 현지에 스포로사르시나 파스퇴리를 실제 보내봐야 한다. 산화칼슘 대신 탄산칼슘을 쓴 시멘트가 화성 기지를 장기적으로 유지할 충분한 강도를 지닐지도 좀 더 탐구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아이디어가 화성 지표면에 단단한 건물을 짓는 일을 현실 앞으로 바짝 당겨놓은 점은 분명하다. 그동안 과학계에서는 화성 지상 기지를 어떤 자재로 만들지 고민이 많았는데, 설득력 있는 해결책이 나온 것이다. 지구에서 우주선에 실어 가져갈 수 있는 가벼운 조립식 건물보다는 시멘트 건물이 내구성에서 훨씬 나을 것이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화성에서 시멘트 생산 효율을 높이려면 제조 과정을 자동화해야 한다”며 “미생물과 토양을 정확한 비율로 섞을 수 있는 로봇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상 차량과 무인기 등을 통해 화성 토양에 미생물을 직접 주입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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